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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이 가지 못해도 좋아.
    아침 그리고 저녁 2022. 6. 19. 15:58

    복음과 상황에서 한 꼭지는 장애인이 작성한 글이 있다.
    지난 달, 지지난 달 듣고 있는 수업에서 읽어야 하는 책만으로도 벅차서 몇 달 만에 복음과 상황을 봤다.

    전철을 타고, 길을 걷고, 배가 고프면 식당에 가는. .
    내가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그 일상이 누군가에겐 쉽지 않은, 혹은 시도도 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난 너무 자주 잊고 산다.
    주변에 장애인이 없으니 더욱 그렇다.

    글 중에는 ‘하나님은 우리의 몸을 입으셨고, 나는 너의 몸과 상황에 맞춰 나의 몸을 바꾸어간다.(복음과 상황 Vol.379/27p)'의 부분을 읽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무한하게 가능하신 그 분이. . 제약이 없으신 하나님이. . 제약이 있는 유한한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오셨다.
    우릴 사랑하셔서 그 분의 가치관을 알려주며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말이다.
    그런데 나란 사람은. 우리는. 우리가 누리던 것에서 조금의 제약과 불편도 감수하기 싫어한다.
    얼마나 부끄러운가?
    비장애인이 당연히 누리는 일상을 장애인들도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세상으로 한 걸음 가길 바란다.
    설사 그게 내 바쁜 출근길이라도 말이다.
    나의 출근길은 나만 누릴 특권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린 서로를 수용하고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
    그런데 말로는 사고로는 그렇다 하면서 제도로는 구조로는 우린 장애인들이 일방적으로 우릴 당연히 수용하는 구조를 암묵적으로 행해온게 아닌가?
    일상에 모른채 행한 폭력이 난무한 기분이다.’

    나에게 이런 귀한 내용을 알려주고 부끄러움을 일깨워준 저자 박은영님과 복음과 상황에 감사하다.
    그래서 나의 주머니가 좀 더 부족해진다 하여도 감사와 응원 지지의 의미로 복음과 상황 정기구독도 1년 추가했다. 그리고 정재성 말대로 장애인인권 단체라도 알아봐야지.

    세상은 살피고 들여다 볼 것들 투성이다.

    하나님도 그러셨으니 나도 기꺼이, 기쁘게, 불편해도 낯선 그들을 알아가고 싶어.
    그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이 되도록 쉼표 하나라도 소리내고 싶다.

    나 개인의 걸음이 많이 가고 멀리가지 못해도 좋다.
    아니, 여기서 더 못걸어가도 좋다.
    그러나 함께가는 세상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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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hye jin